어두운 길이 더 위험하다? 보행자 사고 다발지점과 가로등 설치 현황 비교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중 보행자 사고는 전체 사고의 약 37%를 차지하며, 특히 심야 시간대나 시야가 제한되는 구간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도시 전역에 수많은 가로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사고 발생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보면 조도 개선이 필요한 곳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4년 상반기 서울시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 위치 데이터와 가로등 설치 현황 정보를 교차 분석하여, 실제 위험 지역과 조명 인프라가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보행자 교통사고, 어디서 가장 많이 발생할까?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동안 서울시 전역에서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총 7,853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사고는 대부분 보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거나, 횡단보도 주변에서 운전자의 주의 부족으로 인한 사고가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714건), 송파구(648건), 관악구(607건), 노원구(585건), 강서구(572건) 순으로 보행자 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이거나, 노년층과 어린이 보호구역이 혼재된 주거지역입니다.
가로등 설치율이 낮은 자치구는 어디일까?
서울시 공공조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자치구별 도로 조명(가로등 포함) 설치 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자치구 | 가로등 설치개수 | 1km²당 설치 밀도 | 비고(설치 취약 지역) |
| 강남구 | 17,920개 | 338개 | 논현·세곡 저층주거지 |
| 송파구 | 15,410개 | 312개 | 장지동, 방이동 주택가 |
| 관악구 | 10,245개 | 298개 | 낙성대·신림 고지대 |
| 강북구 | 6,120개 | 231개 | 번동·수유동 이면도로 |
| 중랑구 | 5,890개 | 215개 | 묵동·상봉역 일대 |
일부 자치구는 중심도로에는 가로등이 잘 설치돼 있지만, 이면도로나 골목길, 고지대 주택가는 조도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강북, 중랑, 관악 등의 고지대나 구릉지대는 구조상 가로등 설치가 어렵고 유지보수도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 밀집 지역 vs 가로등 밀도, 겹치는 곳은?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 보행자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구간과 가로등 설치 밀도가 낮은 구간은 명확히 겹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 관악구 낙성대역 ~ 서울대입구역 사이 도로
이면도로 구간으로 가로등 설치 간격이 넓고, 차량 통행량이 많으며 인도 폭이 좁아 보행자 사고 빈도 높음. - 강남구 세곡동 일대
대규모 택지 개발 이후 인구 유입은 많지만, 도로 인프라 개선 속도가 느려 조도 부족 문제 발생. - 중랑구 상봉역 부근
유동 인구가 많고 철도, 버스 환승이 이루어지는 복합 환승 구간이지만, 보행로 조명이 일부 구간에 불균형적으로 설치됨.
이처럼 조명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보행자 사고 위험도 높은 것으로 확인되며, 단순한 조명 개수보다는 설치 위치와 간격, 밝기 수준 등의 정밀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보행자 사고 발생 시간대와 조도 문제
서울시 교통사고 시각별 통계를 보면, 보행자 사고의 41.7%가 일몰 이후(18시~24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오후 5시 이후부터 사고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러한 시간대에는 조명이 유일한 시야 확보 수단이 되며, 가로등 밝기와 설치 각도가 운전자의 보행자 인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현재는 일부 노후 가로등이 여전히 황색 나트륨등으로 운영되고 있어, 밝기와 시인성이 낮은 곳이 다수 존재합니다.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가로등 색온도가 3000K 미만일 경우 보행자 인식률이 2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차량 정지 거리가 평균 4.2m 길어지는 부작용도 확인되었습니다.
서울시의 대응 정책은?
서울시는 2023년부터 '보행자 안전조명 정비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다음과 같은 개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LED 고효율 가로등 전면 교체 (2024~2026년)
총 14만 5천 개 조명을 연차별 교체 예정. 2024년까지 3만 8천 개 완료. - 조도 사각지대 실측 조사 및 보완 설치 확대
민원과 사고 데이터 기반으로 가로등 간격이 30m 이상인 구간에 추가 설치 추진. - 도로 환경 맞춤형 조명 설계 도입
왕복 4차선 이상 도로에는 이중 조명, 인도 분리 구간에는 저위치 조명 병행 설치. - 생활도로 중심 LED 볼라드 조명 도입
골목길, 통학로 등에 저전력 고휘도 조명 설치 확대.
시민 체감 안전, 조명 품질로 결정된다
데이터는 명확하게 말해줍니다. 조명이 부족한 곳에서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보행자 사고가 많은 지역은 어둡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서울시의 보행자 안전 확보는 단순한 수치상의 가로등 개수보다는, 어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치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책적 접근은 ‘설치 수’가 아닌 ‘위험지점 중심의 정비’로 전환되어야 하며, 고령자, 어린이, 교통약자 등 실제 보행자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조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시민의 발걸음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구조물보다, 밤길을 비추는 작은 조명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출처 : 서울 열린데이터광장: 「보행자 교통사고 위치정보(2024)」, 「자치구별 가로등 설치 현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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