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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데이터 활용

서울시 도시열섬 현상 심화 지역과 녹지 비율 비교

by softarchive 2025. 9. 9.

뜨거운 도심, 녹지 공간이 얼마나 기후를 완화하고 있을까요?

여름철 서울에 살다 보면 “도심이 왜 이렇게 덥지?”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같은 날씨인데도 교외 지역보다 서울 한복판이 유난히 뜨겁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도시열섬 현상입니다. 이 현상은 도시의 구조와 생활 방식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기후 문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시 자치구별 기온과 녹지 비율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보면서, 어떤 지역이 열섬 현상에 취약하고 또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도심 속 공원의 역할

도시열섬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

도시열섬 현상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납니다. 도로와 건물 외벽에 쓰이는 아스팔트, 콘크리트는 낮 동안 열을 흡수하고 밤이 되어도 쉽게 식지 않습니다. 또 서울의 교통량은 하루 수백만 대에 이르는데, 이 차량에서 나오는 배출가스와 엔진열이 도심 기온을 끌어올립니다.

 

에어컨 실외기 같은 생활 열원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게다가 고층 건물이 늘어서면서 바람길이 차단되고, 녹지 공간은 줄어들어 기온 상승을 완화할 자연적 장치가 부족합니다. 여기에 기후위기까지 겹치면서 폭염일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시 자치구별 기온과 녹지 현황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의 2024년 상반기 자료를 보면, 자치구별 기온과 녹지 비율은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순위 자치구 여름철 평균기온 (℃) 녹지비율(%) 주요 특징
1 중구 30.8 14.2 고층빌딩 밀집, 도심 상권
2 강남구 30.5 18.6 상업지구·도로 밀집
3 송파구 30.1 21.4 대단위 아파트, 올림픽공원 존재
4 영등포구 29.9 19.2 업무지구·공업지대 혼재
5 동대문구 29.7 20.1 주거밀집, 공원 부족

표를 보면 중구와 강남구가 여름철 평균 기온이 가장 높습니다. 녹지율이 20% 이하에 머무는 데다, 상업 시설과 빌딩이 밀집해 열섬 현상이 극심합니다.

 

반대로 도봉구, 강북구 같이 산지가 많아 녹지율이 40% 이상인 구는 평균 기온이 28도 초반에 그쳤습니다. 녹지가 많을수록 기온이 낮아지는 것이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녹지 공간이 만들어내는 차이

녹지는 단순히 공원 한두 개가 있는 수준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실제로 서울시는 자치구별 녹지율과 기온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녹지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평균 기온이 0.3~0.5도 낮아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수치는 작아 보이지만 폭염이 이어질 때는 체감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송파구가 그나마 다른 도심지보다 기온이 낮은 이유도 올림픽공원, 석촌호수, 한강 둔치 등 대규모 녹지가 일정 부분 완화 효과를 주기 때문입니다.

 

열섬 현상과 건강 문제

문제는 단순히 덥다는 것이 아니라, 시민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서울시 온열질환 신고 건수는 1,420건인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중구, 강남구, 영등포구에서 발생했습니다.

 

특히 노인과 야외 노동자가 많은 지역은 위험이 높았습니다. 실제로 중구의 경우 여름철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이 20일 이상 이어지면서, 노인복지관과 무더위쉼터에 이용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서울시의 대응 정책

서울시는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옥상에 반사 도료를 칠해 열 축적을 줄이는 쿨루프 사업, 버스정류장과 광장에 미세 물안개를 뿌리는 쿨링포그 시설, 자투리땅을 활용한 도시숲 조성, 그리고 바람길 확보를 위한 바람길 숲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런 대책은 아직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어 시민 체감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해외 도시와 비교해본 서울

해외 대도시는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열섬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는 대규모 옥상녹화 사업으로 도심 기온을 평균 1.5도 낮췄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바람길 숲을 체계적으로 설계해 여름에도 도심이 덜 덥도록 했습니다.

 

반면 서울은 설치·관리 예산과 지역 편차 문제 때문에 여전히 격차가 큽니다. 하지만 최근 5년 사이 녹지 비율 확대와 스마트 그린 인프라 도입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필요한 변화

서울의 열섬 문제는 결국 ‘녹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배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히 공원을 늘리는 것보다 생활권 안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소규모 녹지를 곳곳에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아파트 단지, 전통시장 인근 같은 생활 밀집 공간에 작은 녹지를 늘려야 합니다. 또 건물 신축 시 옥상녹화, 벽면녹화 같은 설계를 의무화하면 기온 저감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결론: 녹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

도시열섬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서울시 데이터를 보면, 녹지가 많을수록 확실히 기온이 낮아지고 온열질환 위험도 줄어듭니다. 결국 열섬 해법은 ‘도심 속 녹지 확대’로 귀결됩니다.

 

앞으로 서울시는 단순히 수치상의 녹지율이 아니라, 시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생활권 녹지를 늘려야 합니다. 이것이 곧 기후위기 시대에 도시가 살아남는 방법이자, 시민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출처 :서울 열린데이터광장: 「서울시 자치구별 기온 관측 데이터(2024)」,서울 열린데이터광장: 「서울시 자치구별 녹지 현황 데이터(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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