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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데이터 활용

서울시 무단횡단 사고 다발지역, 공공데이터로 본 위험 구간 정리

by softarchive 2025. 8. 23.

 

서울은 하루 평균 1,0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이동하는 대도시입니다. 잘 정비된 도로와 신호 체계, 스마트 교통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많은 보행자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심에서는 차와 사람이 혼재된 복잡한 환경에서 신호를 지키지 않는 보행자와, 주행 속도를 줄이지 않는 차량이 만나면서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보행자이며, 그 중 다수가 ‘무단횡단’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무단횡단 사고가 발생한 지역, 시간대, 사망률 등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공공데이터 형태로 시민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단횡단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 공통된 위험 요소, 그리고 시민이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 전략까지 제시하겠습니다.

무단횡단 사고 다발지역

무단횡단 사고 데이터는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가?

서울시 무단횡단 사고 관련 데이터는 도로교통공단 TAAS(교통사고분석시스템), 서울 열린데이터광장, 그리고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를 통해 제공됩니다. 이들 기관은 무단횡단 사고에 대해 다음과 같은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1. 사고 발생 위치(도로명, 좌표 포함)
  2. 사고 일자 및 시간대
  3. 사고 유형 (보행자 단독 과실, 차량과 보행자 충돌 등)
  4. 사망 여부 및 피해자 연령대
  5. 조치 및 사후 조정 내용

이러한 정보는 단순히 사고의 수치를 넘어서 도심 내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사전에 인지하고 개인 행동이나 정책 개선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습니다.

 

최근 무단횡단 사고가 가장 많은 지역은 어디인가?

서울시는 2024년 1월부터 6월까지의 교통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단횡단 사고 다발 지역 상위 5곳을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이들 지역은 단순히 차량 통행량이 많은 것에 그치지 않고, 횡단보도 간격, 신호 대기 시간, 보행 환경의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아래 표는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서울시 내 무단횡단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을 정리한 것입니다.

순위 지역 사고 지점 인근 사고 건수 주요 사고 원인
1 중랑구 망우로 (상봉역 인근) 17건 교차로 복잡, 신호 대기 시간 과다
2 강서구 공항대로 (화곡역 사거리) 15건 횡단보도 간격 큼, 신호 연동 불량
3 금천구 시흥대로 (독산동 구간) 13건 무단횡단 유도하는 중앙분리대 구조
4 성북구 정릉로 (정릉시장 앞) 12건 노후 신호 체계, 노인 보행자 비율 높음
5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앞 11건 차량 밀도 높음, 횡단보도 부족

※ 본 표는 2025년 8월 현재 기준, 서울시에서 공개한 **2024년 상반기 교통사고 통계자료(도로교통공단 TAAS 기반)**를 바탕으로 정리하였습니다. 향후 하반기 데이터가 공개되면 내용이 추가로 보완될 수 있습니다.

 

표를 보면 중랑구 망우로(상봉역 주변)가 17건으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구간은 교차로와 신호체계가 복잡하고, 보행자 신호 대기 시간이 길어 무단횡단을 시도하는 경우가 빈번한 구조입니다.

 

강서구 공항대로(화곡역 사거리)는 횡단보도 간격이 넓고, 신호 연동이 일관되지 않아 보행자가 합법적으로 건너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금천구 시흥대로중앙분리대의 높이와 간격이 불균형하게 설치되어 무단횡단을 유도하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하며,


성북구 정릉로노인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과 함께 신호 체계가 낙후되어 사고에 취약합니다.

 

구로디지털단지 인근(구로구)는 업무 밀집 지역으로 차량 통행량은 많지만, 보행자 전용 신호나 횡단보도가 부족하여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단횡단 사고가 반복되는 지역의 공통된 특징은 무엇인가?

서울시의 무단횡단 사고 다발지역을 분석하면 단순히 보행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들은 다음과 같은 구조적 공통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첫째, 횡단보도 간격이 과도하게 긴 구간입니다.
예를 들어 영등포구 영중로는 양방향 차선 수가 많고, 횡단보도가 약 300m 간격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보행자 입장에서는 도보로 5분 이상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므로 직선으로 건너려는 시도가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도로 폭에 비해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이런 구조는 무단횡단을 더욱 쉽게 만들며, 특히 야간 시간대에는 차량 속도와 시야 확보 모두 어려워져 중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셋째, 신호체계가 차량 중심으로 구성된 교차로입니다.
망우로, 경인로, 테헤란로 같은 주요 간선도로는 신호 시간이 보행자에게 불리하게 설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보행자는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도로를 무단으로 건너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는 단순히 개인의 부주의보다 도시 설계와 교통 인프라가 보행자 친화적이지 않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프라 개선과 시민 교육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시민은 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서울시 무단횡단 사고 데이터는 단지 전문가나 정책 입안자를 위한 정보가 아닙니다. 보통의 시민, 특히 운전자와 보행자가 자신의 일상 속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활형 데이터입니다.

 

첫째, 운전자 시야에서 사고 다발지역을 인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등포시장역 앞에서 반복되는 사고 데이터를 안다면 그 지역을 지날 때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게 됩니다. 신호가 없어도 보행자 유입 가능성을 감안해 감속, 정차, 양보 같은 행동이 유도됩니다.

 

둘째, 보행자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도로를 우회하거나 주의할 수 있습니다.
한양대역 인근처럼 야간 조명이 부족한 곳은 특히 퇴근길, 심야시간대 보행 시 무단횡단을 피하고 횡단보도까지 이동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행동이 됩니다.

 

셋째, 학교나 지역사회 단체에서 교육 및 캠페인 자료로 활용 가능합니다.
보호구역뿐 아니라, 일반 보도에서도 사고가 많이 나는 구간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어린이, 청소년, 노년층 대상 교통안전 교육이 훨씬 효과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특정 지역의 사고 데이터를 시각화하여 포스터나 리플릿으로 제작하면 막연한 경고보다 훨씬 실질적인 경각심을 줄 수 있습니다.

정책적으로 어떤 개선이 필요한가?

서울시의 무단횡단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계도나 단속을 넘는 구조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첫째, 횡단보도 설치 간격을 축소해야 합니다.
특히 고령 보행자가 많은 상업지역, 전통시장 인근에는 신호 있는 횡단보도를 150m 이하 간격으로 설치해야 무단횡단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둘째, 야간 보행자를 위한 조명 인프라 강화가 필요합니다.
사고 다발지역 대부분이 조도가 낮고,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구간입니다. 도로 옆 보행자 안내등, 반사경, 경고 사인 등 물리적인 가시성 장치가 함께 설치되어야 효과가 큽니다.

 

셋째, 무단횡단 사고 예측 AI 시스템 도입이 가능합니다.
서울시는 차량 번호 인식, 보행자 감지 센서 등을 이미 일부 지역에 설치하고 있으며,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 가능성이 높은 시점을 예측하는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다발지역 위주로 확대된다면 교통사고 예방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결론: 무단횡단 사고는 예측 가능하고, 예방할 수 있다

무단횡단 사고는 단순한 불운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지역과 시간대, 구조적 위험 요소가 존재하며 이는 데이터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공개한 무단횡단 사고 공공데이터는 그런 면에서 시민에게 매우 실질적이고 행동 유도적인 정보입니다. 우리가 매일 걷고 운전하는 거리에서 사고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행동은 바뀔 수 있습니다.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주의는 추상적인 경고보다 훨씬 강력하며, 나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필자는 이번 글을 준비하며 내가 자주 지나는 길, 매일 횡단하는 교차로의 사고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였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사고가 가까운 거리에서 일어나고 있었고, 그 사실만으로도 나의 운전 습관과 보행 방식에 변화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교통사고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반복되는 환경과 예측 가능한 조건에서 발생합니다.
이제 우리는 그 ‘조건’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단계는, 바꾸는 것입니다.